요즘 10대들 사이에서는 ‘탕후루’라는 디저트가 인기다. 포도알과 딸기같은 과일을 꼬치에 꿴 뒤 설망과 물엿을 입혀 만든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은 친구들과 만나 마라탕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입가심을 위해 탕후루를 사먹은 뒤 코인노래방에 간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놀아도 논 것 같지 않다고들 한다. 대한민국 비만율이 크게 늘고 있다. 대한민국 비만율은 2001년 30%에 불과했는데, 2021년 37%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동을 굳이 하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덜 아픈(?) 20~30대들의 비만율이 특히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0대 비만율은 2001년 17%에서 2021년 29%로, 30대는 26%에서 39%까지 증가했다. 누군가는 탕후루에 들어있는 과당과 설탕, 물엿을 비난의 대상으로 삼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반드시 탕후루가 주범이라고 할 수는 없다. 코로나19를 통해 배달음식의 편의성에 빠진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사실 가장 위험한 연령대는 10~30대가 아닌 40대다. 40대 비만율은 2021년 43%를 넘어섰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서 40대의 비만율이 가장 높다. 그중에서도 남성 비만율은 2001년 32%에서 2021년 45~47%까지 증가했다. 40대 남성만 표본을 추출하면 2021년 비만율이 58%에 달한다. 2001년만 해도 40대 5명 중 1명 이 비만이었다면, 이제는 2명 중 1명 만 비만이라는 얘기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에 쏠리는 투심 요즘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분야는 비만치료제다. 당뇨치료제와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한화로 약 21조 원으로 전 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특히 당뇨와 비만치료제 매출이 19조 원을 넘어 37%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글로벌 비만 신약 랠리가 한창이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계속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8월 실적 발표일 전후로 주가가 각각 14.9%, 17.2% 상승했는데, 그 후 한 달 동안에도 꾸준한 주가 상승을 보여 8월 실적 발표일 이후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이 각각 12.7%, 6.4% 기록했다. 노보의 비만 신약 ‘위고비’가 단순히 체중감량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사망까지 유의미하게 낮춰준다는 임상3상 결과가 발표되면서 비만 신약 시장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한달간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한 3개의 주요 연구개발 이벤트가 호재로 작용했다. 비만 신약의 광범위한 보험 적용에 근거가 될 수 있는 임상 결과가 추가적으로 발표됐다. 여러 가지 어려운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쉽게 설명하면 노보의 세마글루타이드가 심부전, 1형 당뇨, 알츠하이머와 알코올 및 흡연 중독 치료 효과 가능성까지 엿보인다는 결과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비만 신약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주요 대형 제약 지수가 S&P500을 10% 이상 언더퍼폼(Underperform, 주식시장에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결과, 특정 주식의 향후 수익률이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하회하여 시장의 평균 수익률보다 더 낮은 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될 때 제시하는 의견)하는 가운데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약가 인하 대상 10개 의약품 리스크에서도 자유롭고 확실한 성장을 보일 기업에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연말에도 비만 신약에 대한 기대감을 지속시킬 다수의 모멘텀이 존재하고 있다. 릴리의 당뇨병 신약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와 동일한 성분의 비만 신약의 FDA 허가와 출시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월 11~13일까지 진행되는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나올 SELECT(노보 비만 신약의 심혈관질환 관련 임상시험) 임상 세부 데이터 발표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노보의 경구용 비만신약의 미국과 유럽 허가신청도 예상되며, 내년 출시된다면 비만 환자들에게 치료 옵션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릴리와 노보가 군비경쟁을 하면서 바이오텍 M&A 트렌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미국 1억 명 이상 성인 비만 환자의 약물치료 비율은 3%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본격적으로 판매를 재개시한 위고비의 월 처방 수는 5개월 만에 60만 건에 다다랐고, 2023년 매출액은 한화로 약 5조 7000억 원 이상이 기대되고 있다. 비만 신약 혁신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체중감소 효능, 부작용과 관련된 안전성, 치료 편의성을 개선시키는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결과 발표 및 연구개발 이벤트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GLP-1 의약품을 중심으로 열리는 심장대사질환 시대에서 노보와 릴리가 크게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노보의 위고비(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작용제)보다 더 효과적인 릴리의 비만 신약 터제파타이트(GIP/GLP-1 이중작용제)가 연말 미국 FDA 승인 및 출시를 앞두고 있다. 릴리는 우선 심사권을 사용해 FDA 승인 검토를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시켰다. 5월에 FDA 신청을 완료했다면, 빠르면 11월, 늦어도 12월에 승인이 예상되며 승인과 동시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릴리는 터제파타이드 성분의 2형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를 지난해 5월에 허가받아 6월부터 판매중이다. 마운자로 처방은 역대 당뇨병 치료제보다 가장 빠른 처방 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 중 2형 당뇨병 신규 진단 또는 3형당뇨병이 아닌 환자 비율이 30% 이상인데, 대다수가 사실상 비만 환자에게 처방되는 오프라벨 처방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72주 차 평균 체중감소율 23%의 효과를 보이는 터제파타이드가 비만 신약으로 출시되면 시장이 확대되면서 비만 신약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릴리와 노보는 비만 신약개발 지형에서 압도적인 선두기업이다. GLP-1뿐만 아니라 GIP, 글루카곤, 아밀린 등 다양한 타깃에 대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적응증은 당뇨에서 비만, 심혈관질환, 합병증, 지방간염까지로 치료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효용성은 릴리의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가 가장 뛰어나다. 노보는 기대작인 카그리세마가 레타트루타이드와 비슷한 수준의 효용성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릴리와 노보 외에도 다수의 국내외 기업들이 비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는 암젠, 베링거잉겔하임, 아스트라제네카, 바이킹 테라퓨틱스 등이 있고 국내 주요 제약사는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이 있다.
국내 선두기업은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한미약품은 사노피에 기술 수출(L/O) 후 반환됐던 GLP-1 에페글레나타이드 1주 주사제형을 국내 임상3상 예정이다. 사노피는 비만 동반 당뇨병 환자 임상시험에서 5% 체중 감소를 보인 바 있다. 일반 비만 환자에서 10%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임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위고비(-15%)와 삭센다(-8%) 사이의 효과, 자체 생산 가격 경쟁력 등으로 국내에서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경구용 GLP-1, 근육량 감소를 막아주는 물질, 체중감소와 근육량 증가 효과를 동시에 내는 제품 등을 목표로 4개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Fc-GDF15 타깃 YH34160’은 전임상을 완료, 위고비 단독요법 수준의 효과를 보였고 위고비 병용요법의 시너지를 확인했다. 다만, 다수의 빅파마(노보, 노바티스, 릴리)가 개발 중단한 타깃이기 때문에 임상 진입 여부는 불확실하다. 동아에스티는 GLP-1/GCG DA-1726 전임상을 완료했다. 위고비 대비 유사하거나 더 많은 음식 섭취에도 동등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올해 내 IND(임상시험 계획 승인신청)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급 부족 및 부작용은 넘어야 할 산 다만, 현재 노보와 릴리 모두 공급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실적 부진이 단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보는 5월 8일부터 치료 연속성을 위해 신규 환자 유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주간 신규 처방 건수가 5월을 기점으로 하락한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FDA에 따르면 9월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장기화된다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릴리도 2022년 말부터 마운자로 공급부족을 겪으며 신규 처방 수는 횡보하고 있다. 마운자로가 비만 신약으로 허가되면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노보는 2024년 3번째 CMO 완전 가동, 릴리는 연내 RTP 사이트 완전 가동과 내년 하반기 콘코드 사이트 가동이 개시되면서 공급 부족이 완화될 전망이다.
참고로 노보는 위고비 원료의약품 생산과 충전 및 완제를 위해 총 4곳의 생산 사이트를 사용하고 있다. 한 곳의 자체 생산 라인을 보유했고, 나머지 3곳의 CMO를 활용한다. CMO는 캐털란트와 써모피셔로 2곳 모두 가동 중이다. 3번째 CMO 캐털란트는 원래 올 하반기에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내년 중으로 미뤄졌다. 노보의 2023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는 2022년의 2배 이상 수준이다. 원료의약품 생산 및 충전 및 완제 생산능력 확장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릴리의 인크레틴 의약품 생산의 핵심 공장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RTP다. 릴리는 올 <span style="mso-fareast-font-family: 한컴바탕; mso-font-w <저작권자 ⓒ 경제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관련기사목록
|
인기기사
COVER STORY 많이 본 기사
|